Research Article
Environment and Pathology: Edwin Chadwick's Sanitary Reform Movement in Mid-Nineteenth Century England
Environmental Planning Institute,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Published: January 1981 · Vol. 3 · pp. 35-51
Full Text
Abstract
에드윈 차드윅 주도 아래 1842년 영국 왕립구빈협회에서 간행한 「영국 노동인구의 보건현황에 대한 보고서」는 공중보건을 하나의 연대적 개념으로, 또한 학술적 연구의 대상으로, 그리고 공공행정의 책임영역으로 정착시키는 데에 기점을 만든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는 거주환경이 주민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고 환경의 관리와 개선은 정부가 맡아 다루어야 될 사항이라고 제창함으로써 공중위생법, 도시계획법 같이 종래의 자유방임주의적 틀에서 벗어난 법제를 탄생케 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하였다. 차드윅의 공중보건운동에 대한 역사적 해석은 주로 산업혁명 이후 급속히 악화되는 도시환경문제와 이에 대한 일반의 인식의 고양, 그리고 의학지식의 발전과 결부시켜 접근하는 것이 통례이다. 그러나 과학사 내지는 사상사적인 분석도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차드윅의 보건운동은 불량한 환경이 전염병의 발현과 전파의 원인이라고 보는 「쓰레기 병원설」에 그 이론적 기초를 두고 있다. 공중보건운동의 승리는 결국 「쓰레기 병원설」의 승리를 뜻한다. 「쓰레기 병원설」이 대두하기 전까지는 「접촉감염설」이 가장 지배적인 학설로 의학계를 풍미했었다. 「접촉감염설」에 따르면 병원체는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물건과 같이 전파되는 것으로 환자와 건강인이 직접, 간접으로 접촉함으로써 병이 퍼진다. 따라서 「접촉감염설」에 따르는 전염병에 대한 대처수단은 불량환경의 정비가 아니라 환자의 격리수용이다. 18세기 전반에 걸쳐 이 두 이론은 서로 경쟁관계에 있었으나, 19세기에 들어오면서 차차 「쓰레기 병원설」이 더 우세하기 시작하여 차드윅의 보건운동과 더불어 「쓰레기 병원설」은 지배적인 학설로 등장한다. 현대의학의 입장에서 보면 이 두 학설은 모두 과학적 검증이 결여된 추론에 불과하고, 양자가 모두 부분적으로 옳을 뿐, 특히 한 학설이 다른 학설보다 우월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 그러나 이 두 학설은 서로 대치되는 사고방식과 지지세력을 배경으로 하였기 때문에 대립되지 않을 수 없었다. 「접촉감염설」은 18세기 기계론적 세계관의 배경을 가졌던 반면, 「쓰레기 병원설」은 유기체론적 사고방식과 장(場)을 중심으로 한 공간관에 뿌리박고 있었다. 결국 「쓰레기 병원설」의 승리와 「접촉감염설」의 후퇴, 그리고 이에 기초를 둔 공중보건운동과 그 이후의 법제정은 칼 포퍼가 주장하는 과학지식의 발전의 모형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세계관」 내지는 사고방식의 변동에 따른 결과로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이 변동의 기간을 이루는 것이 「환경주의」의 등장이다. 이로써 종래에는 물체가 놓이는 「그릇」으로만 파악되던 공간이 그 자체로서 영향력을 지닌 「장소」로, 또한 그 안에 위치한 생명체의 생명현상을 조건짓는 환경으로서 인식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