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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논문

20세기초 영국의 우생학, 공중보건 및 반결핵 운동

조영란

토론토대학 과학기술사 및 과학기술철학과

발행: 1993년 1월 · 15권 · pp. 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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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20세기 초 우생학 운동은 유럽과 남·북 아메리카 곳곳에서 일어난 국제적인 운동이었다. 최근 10여년 간의 한 연구 추세는 영·미를 벗어나, 지금까지 간과되었던 개개의 나라를 중심으로 연구하는 것이었다. 한편, 이러한 연구들은 그동안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던 우생학에 대한 여러 생각에 의문을 던지게 함으로서, 다시 '중심부' 연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한 쟁점 중의 하나가 '우생학은 유전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환경을 돌보고 개선하려는 공중보건과는 적대적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일 것이다. 이 글에서 필자는 영국의 경우를 다룸으로써 이러한 생각이 단순한 도식화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우선, 영국의 우생학 운동은 여러 가지 점에서 공중보건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이 두 부문의 구성원들은 주로 전문 지식을 가진 중류계급 출신이었으며, 따라서 공통의 의식과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우생론자들은 실제로 공중보건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일이 많았고, 공중보건의들은 통계자료의 제공이라든가 학회의 주요 사업인 강연, 전시회 등의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함으로서 협조하였다. 둘째로, 우생학과 공중보건이 공존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로서 '예방 우생학'이라는 영역이 있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예방 우생학이란, 생식질에 유해한 독소적 요소들, 예를 들어, 결핵, 술, 납, 성병 등으로부터 부모를 보호하는 것을 의미했다. 예방을 강조한 우생론자들은 따라서 이러한 독소를 제거하고 통제하는 공중보건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끝으로 이 글에서는 우생학과 공중보건의 관계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로서 결핵에 대한 양측의 의견과 대응을 살펴보았다. 결론적으로, 20세기 초 영국의 우생학과 공중보건은, 적대적이거나 양립불가능의 것이었다기 보다는, 사회를 개혁하려는 하나의 움직임으로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